고수들의 성투 비법, 환율
고수들의 성투 비법, 환율

국내 투자에 올인하는 ‘동학 개미’부터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린 ‘서학 개미’까지 우리는 모두 환율에 영향을 받습니다. 국내 투자시장은 환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이 밀물처럼 들어오거나 썰물처럼 빠지면서 주가가 출렁거리기도 하고, 환전 후 투자해야 하는 해외 투자시장은 환차익, 환차손까지 고려해 환율에 예민하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죠. 환율은 돈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만큼 이를 무시하고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그동안 환율을 환전할 때만 검색했던 분들이라면 이번 기사를 통해 환율과 외환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보시길 바랍니다.

환율이란 무엇인가?

바꿀 환(換)에 비율 율(率), 환율. 환율은 한자 뜻 그대로 양국의 통화를 서로 맞바꾸는 비율을 말합니다. 환율 관련 뉴스에서 미국 달러화에 ‘비해’ 또는 미국 달러화 ‘대비’라는 표현이 자주 들리는 이유도 환율이 ‘두 통화 간의 교환 비율’이기 때문이죠.

‘환율 상승’, ‘달러 상승’, ‘원화 약세’. 의미는 동일하지만 다른 표현 방식 때문에 종종 헷갈리곤 합니다. 그래서 환율을 이해하려면 먼저 표기법부터 알아야 합니다. 환율을 표기할 때에는 기준이 되는 통화를 앞에 놓고 대비되는 통화를 뒤에 놓습니다. 달러 환율을 예로 들어보면 달러원 또는 USDKRW등으로 표기하고 1달러에 몇 원이라고 말합니다. 이때 달러처럼 가치를 평가받는 통화를 ‘기준통화’라고 하고, 원화처럼 가격을 나타내주는 통화를 ‘가격통화’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원달러, 원엔, 원유로라고 거꾸로 표현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문서상 환율을 나타낼 때 달러원을 원/달러라고 표기하는데, 이것을 말로 표현하다 관습적으로 굳어진 거죠. 국제 외환시장에서 통용되는 정확한 표현은 달러원, 원/달러임을 기억하는 게 좋습니다.

환율의 변화는 무슨 뜻일까요? 예를 들어 어제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이었는데, 오늘 1,150원으로 시작했다면 환전할 때 어제보다 50원을 더 내야 합니다. 즉,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원화의 가치가 약해지고 달러화의 가치가 강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을 뉴스에서는 환율 상승, 달러원 상승, 달러화 강세, 원화 약세, 달러화 상승, 원화 하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죠. 기준통화와 가격통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한다면 다양한 표현에서 오는 혼동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환율은 어떻게 계산하는 걸까?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는 은행에서 손쉽게 유로화, 엔화 등으로 환전을 하죠. 하지만 원화와 엔화, 원화와 유로화가 직접 거래되는 시장은 없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원/유로, 원/엔 환율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결정된 원/달러 환율과 같은 시간에 국제 외환시장에서 결정된 달러/유로, 엔/달러 환율을 활용해 계산합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달러/유로 환율이 2달러일 경우를 가정해보죠. 1유로를 환전하려면 2달러가 필요하고, 2달러는 한화 2,000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원/유로 환율은 2,000원이 됩니다. 아래와 같이 수식으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결국 원/유로 환율은 원/달러 환율과 달러/유로 환율을 곱하면 되는 거죠.

원/엔 환율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2,000원, 엔/달러 환율이 100엔이라면, 100엔은 1달러로, 1달러는 2,000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100엔으로 2,000원을 바꿨으니, 원/엔 환율은 1엔에 20원입니다. 이렇게 미국 달러화로 표시되지 않은 2개 국가의 통화를 ‘이종통화’라고 부르고, 이들의 환율을 ‘재정환율’이라고 합니다.

무엇이 원/달러 환율을 움직이는가?

환율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에서 걱정할만한 소문이나 뉴스가 전해지면 실제 사실에 앞서 올라가고, 기대할만한 소문이나 뉴스가 전해지면 실제 사실에 앞서 내려갑니다. 시장의 ‘기대 심리’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환율은 여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관측 범위가 넓습니다. 그중 몇 가지 주요한 외부, 내부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외부 요인 중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주요국의 통화정책입니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은 금리나 화폐의 양을 조절해 미국의 경제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기본이고, 미국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하는 국가들과 우리나라의 경제, 통화정책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늘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 비중도 중요합니다. 외국인이 국내주식투자를 하려면 미국 달러화를 팔아 원화를 사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원화와 달러화 수급에 변화가 생기고, 원/달러 환율이 움직입니다.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매매하는 금융 활동은 원/달러 환율 등락에 빠르게 반영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경상수지도 체크해야 합니다. 만약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 우리나라가 수출로 번 외화가 수입으로 내는 금액보다 많아진 상황이니 원화 강세를 보일 것입니다. 단, 수출이 증가해 나타나는 ‘정상적인’ 흑자인 경우에 한합니다. 수출이 줄더라도 내수가 위축되면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줄어 ‘불황형’ 흑자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기 때문이죠.

내부 요인으로는 ‘펀더멘털’을 꼽을 수 있습니다. 펀더멘털은 한 나라의 경제를 평가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뜻하는데 보통 두 가지를 바탕으로 평가합니다. 첫째, 나라의 정부와 기업, 가계가 대외채무를 갚을 능력이 되는지 판단하는 ‘외환 건전성’과 둘째, 정부가 기업이나 가계가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도와줄 여력이 있는지 판단하는 ‘재정 건전성’입니다. 재정 건전성은 정부가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정부의 지출 대비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등으로 파악합니다.

펀더멘털이 좋다고 무조건 해당 통화가 우세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우리나라 펀더멘털이 건강한 상태이더라도 우리와 교역 비중이 높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할 기미를 보이면 향후 교역 감소로 이어져 펀더멘털이 악화할 거란 우려와 함께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는 거죠. 글로벌 투자자금은 항상 펀더멘털이 더 좋거나 또는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펀더멘털 동향을 함께 모니터링해야만 유의미한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환율의 흐름, 어떻게 읽어낼까?

사실 환율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앞에서 다루었던 모든 내용을 일일이 모니터링하고 분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차트’입니다. 차트를 활용하면 시장 분위기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환율이 중장기 평균과 비교해 어느 레벨에 있는지, 그리고 과거에 비슷한 이슈로 환율이 어느 레벨까지 올라갔는지 차트로 확인함으로써 향후 예정된 이슈가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우선 막대기 모양의 ‘캔들 차트’부터 보면 됩니다. 흔히 ‘봉 차트’라고 부르죠. 캔들 모양의 막대기는 환율의 방향과 매수, 매도 세력의 강도를 나타내고, 이것들이 모여 추세를 형성하게 됩니다. 캔들은 양봉과 음봉으로 나뉘는데, 양봉은 빨간색 막대로, 원/달러 환율이 시작한 가격보다 끝난 가격이 높을 때 나타나고 음봉은 파란색 막대로, 시작한 가격보다 끝난 가격이 낮을 때 표시합니다. 막대의 중심에 선이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 선은 환율이 오르내리며 찍은 고가와 저가를 뜻합니다. 양봉의 종가가 고가이면 위 꼬리가 없는 거죠. 반대로 아래 꼬리가 없다면 시가보다 낮게 내려간 적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캔들 하나하나는 하루 동안의 전투 기록입니다. 그리고 캔들의 특정 모양은 환율의 추세를 강화하기도 하고, 추세 변화의 힌트가 되기도 되죠.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에서 위 꼬리가 몸통에 비해 긴 형태의 짧은 몸통형이나 유성형 캔들은 상승 추세가 끝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고가에서부터 원/달러 환율을 시가보다 낮은 수준이나 시가 근처로 끌어 내릴 만큼 매도세가 나왔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추세에서 아래 꼬리가 몸통에 비해 긴 형태의 짧은 몸통형 캔들이 나타나면 저점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시가와 종가가 같은 십자형 캔들은 추세가 바뀔 때 자주 등장하는 힌트죠.

캔들로 하루의 강도를 측정한다면, 캔들이 모여 만든 ‘추세선’은 환율이 상승하는지 하락하는지 가늠하는 척도가 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갈 때는 캔들 차트의 하단을 직선으로 연결해 ‘상승 추세선’을,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 때는 캔들 차트의 상단을 직선으로 연결해 ‘하락 추세선’을 그릴 수 있습니다. 캔들이 상승 추세선이나 하락 추세선을 이탈하면 추세 전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다만 잠시 이탈했다가 복귀하기도 해 최소한 3일 정도 이탈한 상태가 이어질 때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환율의 방향을 파악했다면, 어디까지 오르내릴 것인지 한계를 판단할 차례입니다.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이를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바로 직전에 원/달러 환율이 가장 높이 올라갔던 수준을 ‘1차 저항선’으로 잡고, 그 시기에 원/달러 환율을 올라가게 만든 요인을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보며 이를 뚫을 수 있을지 판단하면 됩니다. 직전의 1차 저항선을 뚫는다면 또 그 직전에 올라갔던 2차 저항선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며 흐름을 예상해보세요. 어디까지 내려갈 것인가를 가늠하는 ‘지지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전에 가장 낮게 내려갔던 수준을 ‘1차 지지선’ 삼아 비교하고 판단하면 됩니다.

‘이동평균선’은 최근 일정 기간의 평균 환율을 선으로 이은 것입니다. 환율은 매일 변하기 때문에 평균 환율도 변화하고 평균선도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외환시장은 주말을 제외하고 일주일에 5일 정도, 한 달에 20일 정도 열립니다. 그래서 5일 이동평균선은 일주일, 20일 이동평균선은 한 달, 60일 이동평균선은 분기, 120일 이동평균선은 반기의 환율을 의미합니다. 이동평균선은 추세선과 함께 심리적 지지선 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해 많은 사람이 매매의 참고지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흔히 펀더멘털 분석을 기본적 분석이라 부르고, 차트 분석을 기술적 분석이라 부릅니다. 두 가지 분석을 통하면 성공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양쪽 모두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기 마련이니 이 점에 유의해서 분석해야 합니다.

왜 ‘환율’을 공부해야 할까?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증가하고,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일자리도 늘어납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가계 사정도 좋아지겠죠. 대신 수입에는 어려움이 생겨 물가가 상승합니다. 환율은 이렇게 우리 삶에 여러 방면에서 밀접하게 영향을 미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환율은 중요합니다. 국내 증시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되기도 하고, 해외 증시의 경우 주가가 내려가면서 환차손까지 발생한다면 투자손실 폭이 확대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언론사와 증권회사 연구원들이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입니다.

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한 사람이 원/달러 환율을 둘러싼 모든 배경을 알 수 없고, 정확하게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이토록 어려운 환율이지만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보며 꾸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망하고 거래하며 나만의 판단 기준을 쌓아간다면 분명 좀 더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겁니다. 환율이 물가를 예측하고,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판단하는데 좋은 가늠자라는 사실만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상기 콘텐츠는 KB경영연구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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