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IPO 전성시대
지금은 IPO 전성시대

지난해부터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 중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모주에 몰린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기업가치 10~20조의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줄지어 상장하기 시작했고, 둘째, 공모주의 수익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공모주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평균 49%였죠. 몇몇 기업은 두 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해 공모주 청약에만 성공하면 ‘따상(더블 상한가)’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올해에도 ‘공모주=따상’이라는 IPO의 투자 공식은 유효할까요?

우선, 기업공개(IPO)는 왜 하는 걸까?

비상장기업이 증권시장에서 공식적으로 ‘데뷔’하려면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IPO)’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새로운 투자자가 공개적으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기업이 자사의 주식과 경영내용을 시장에 공개하는 것이 바로 기업공개입니다. 이때 비상장기업이 투자자를 공개 모집하는 주식을 공모주라고 하죠. IPO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업이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합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기업을 심사하고, 심사기준에 부합하면 승인합니다. 승인된 기업은 주관 증권사와 함께 공모 방법, 기업의 재무제표, 주주현황 등의 정보를 담은 증권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적정가치에서 보통 20~30% 할인된 가격으로 공모가 밴드를 결정하고 기관들의 수요예측을 통해 적정 공모가를 결정하게 됩니다.

기업이 IPO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규모 자금을 손쉽게 조달하기 위해서죠. 자금 조달과 함께 기업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를 쌓을 수 있고,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도 좋습니다. 고성장 기업에 쉽게 투자할 기회이자, 기업 주식을 ‘공동구매’로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기업도 있으므로 투자를 위한 신중한 검토는 공모주 투자에서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금 공모주 청약이 핫한 이유

공모주 열풍은 작년에 상장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세 종목은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의 주역이었습니다. 공모주의 수익률이 공모주에 대한 수요를 끌어냈다면, 올해에는 기업 가치 10조 원이 넘는 ‘대형 신인’들이 공모주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3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64조 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집하며 기존 카카오게임즈의 기록(58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SK아이테크놀로지’가 약 81조 원 청약증거금을 기록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공모주의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하반기에도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기업들이 대거 쏟아질 예정입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업인 ‘SK실트론’이 조만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고, ‘두나무’, ‘현대엔지니어링’ 등 기업가치가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평가받는 회사들이 줄줄이 IPO에 나섭니다. 카카오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자회사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커머스’,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IPO를 진행할 예정이며, ‘야놀자’는 국내에 상장된 적 없는 부류의 기업으로 희소성 때문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IPO를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먼저 몸값이 오르기도 합니다. 바로 총 쏘기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이 그 주인공입니다. 약 280만 원에 거래되던 크래프톤 주식을 액면분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현재 크래프톤의 예상 기업 가치는 약 20조 원 이상. 국내 게임 업계 시총 1위인 엔씨소프트(18조 8,585억 원)를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크래프톤은 이달 초에 예비심사를 통과해, 8~9월쯤 공모주 청약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업가치 70조 원까지 바라보는 ‘LG에너지솔루션’도 하반기 청약을 앞둔 ‘IPO 대어’입니다.

2021년 공모주 청약, 무엇이 바뀌었나

공모주 청약에도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먼저 주관 증권사의 계좌와 청약증거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2020년에 IPO를 진행한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24,000원. 하지만 청약증거금에 비례해 주식을 받는 구조였기 때문에 1억 원의 청약증거금을 제출한 투자자가 겨우 5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원하는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모주 청약을 주관하는 증권사가 여러 곳이면 이들 증권사 계좌를 모두 활용해 중복 청약을 하고, 넉넉한 증거금을 위해 대출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정부는 일반인 청약 물량을 기존의 20%에서 25%로 확대하고, 물량의 절반 이상을 균등배정으로 배분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청약 증거금이 넉넉지 않은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아쉬운 변화도 있습니다. 6월 말부터는 일반인 청약에서 중복 청약이 제한됩니다. 1인당 1곳의 증권사에서만 공모주 청약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청약 첫날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 계좌를 선택하는 눈치작전은 필수입니다.

공동구매의 목적은 ‘저렴하게’ 사는 것

모든 공모주가 ‘따상’을 기록하진 않습니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할수록 상장 직후 수익률에는 부정적입니다. 최근 공모주의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시중자금의 유입이 늘고 있습니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게 시장의 원리죠. 즉, 따상을 실현할 공모가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상 공모주가 ‘핑크빛 미래’를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작년에 상장한 ‘지놈앤컴퍼니’는 공모가의 약 두 배로 상장했지만, 현재 주가는 3만 4,000원 선으로 공모가 4만 원보다 하회하는 중입니다. 단기 수익을 좇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상장 첫날 높은 시초가를 형성한 뒤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는 경우도 잦습니다. 하이브가 대표적입니다. 시초가가 공모가 13만 5,000원의 두 배인 27만 원으로 상장됐지만, 당일 종가는 25만 8,000원으로 하락 마감했고, 이후 14만 원대까지 떨어져 많은 투자자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공동구매의 목적은 ‘저렴하게’ 물건을 사는 겁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에서 열심히 손품을 팔아 대성할 기업을 찾고, 관심 있는 비상장기업의 공모가가 동일 산업의 다른 기업 가치와 비교해 적정 수준인지 가늠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모주 청약에 실패했다면 상장 첫날 매수하는 것보다 적정 가격대를 기다리는 것이 방법입니다. 과매수, 과매도 과정을 거친 후 적정가치에 점차 수렴할 때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시길 권합니다. 막연한 기대, 주변의 성공 사례에 휩쓸려 투자하기보다 나만의 근거를 바탕으로 투자할 대상을 선택한다면 공모주 투자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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