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더 잘하고 싶은 사람의 소비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사...

Interviewee|신예희

  • 연령 45세

  • 근로형태 프리랜서

  • 연차 13년차 이상

  • 보유한 금융 상품 신용카드,예적금,보험,부동산

  • 한 달 생활비 250~300만 원

웹투니스트, 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신예희는 자신을 물욕의 화신, 물욕의 아이콘이라 자부한다. 세상에는 온갖 ‘지랄’이 있지만 그중 최고는 단연 ‘돈지랄’이라 말하는 그는 여태껏 이 단어가 써온 누명을 벗기기 위해 책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을 썼다. 돈지랄은 별로 좋지도 않고 쓸데없이 비싼 물건 혹은 돈을 낭비하는 태도를 일컫는 속어다. 돈지랄을 결과로써 바라보면 부정적이지만, 그 자체를 좋은 물건과 좋은 소비 습관을 위한 과정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음식도 이것저것 먹어봐야 내 입에 딱 맞는 간을 찾을 수 있고, 옷도 이 옷 저 옷 입어봐야 내 몸에 착 감기는 걸 찾을 수 있어요.” 돈도 써본 사람이 잘 쓰고, 모아 본 사람이 잘 모은다. 일해서 번 돈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굴리는, 돈의 모든 과정들.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를 위해서도 기꺼이 돈의 경험을 즐기라!’ 이 책에서 신예희가 하고 싶은 말이다.

돈도 써본 사람이 잘쓰고, 모아본 사람이 잘 모은다.

신예희는 2000년대 초반 ‘물좋권’이라는 표현을 만들었다. ‘물건이 좋지 않으면 권하지 않아요’를 줄인 말이다. 그 물건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어떤 점이 좋은지, 소위 ‘내돈내산’ 후기를 들려주는 신예희의 눈은 반짝거리고 제스처는 명쾌하다. 진심에서 우러나는 추천과 그 내공은 물좋권에서 태동하는 듯하다. 책의 프리뷰를 쓴 황선우 작가 역시 신예희의 감식안에 대해 “낭비 없는 동작으로 목표물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스나이퍼처럼 좋은 물건을 명중시킨다”고 썼다. 신예희가 그 어떤 비효율과 변수도 허락하지 않는 스나이퍼가 되기까지 어떤 돈지랄의 과정을 거쳤을까?

구독의 시대라 할 정도로 요즘은 영화, 커피, 청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품을 큐레이션해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다. 신예희 역시 한 달 평균 구독료로 지불하는 금액이 8만 원가량이다. 요즘 코로나19 탓에 집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면서 부쩍 더 많은 구독 서비스를 소비하기 시작했다고. 구독 서비스 중에서도 가장 애용하는 것은 마켓컬리MarketKurly와 욕실 청소 서비스 호텔리브Hoteliv다. “저는 새벽 배송을 사랑하는데요, 독립한 이후에 새벽 배송 서비스가 특히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온라인 검색으로 더 싼 물건을 찾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라는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주 써요.”

평균적으로 새벽 배송 음식은 비싸다. 하지만 22년 차 프리랜서로서 일할 시간도 부족한 그는 생필품 가격을 일일이 비교하거나 마트에 다녀오는 수고를 그만두기로 했다. 이런 판단을 내리기 위해 신예희가 자신에게 던진 질문은 간단했다. '나는 뭘 하는 사람이지?' 그의 답은 '일을 좋아하고, 일을 잘하고, 더 잘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가 일해서 번 돈으로 조금이라도 더 쾌적하게 사는 게 낫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호텔리브는 매달 4만 원가량 지불하면 격주로 욕실을 호텔 욕실처럼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구독 서비스다. 마켓컬리의 경우처럼 이 역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힘을 절약해준다는 점에서 이용하기 시작했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평소에 그런 서비스를 접해보지 않아서 어색해하는 친구들을 자주 봤어요. 그들 역시 전문가이기 때문에 안절부절할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제가 늙고 부모님이 늙으면 병간호 도우미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텐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서비스를 요구하면 될지 호텔리브 같은 서비스를 경험하며 익힐 수 있어요. 혹은 의식하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갑질’하는 실수도 방지할 수 있고요.” 이토록 용의주도한 돈지랄이라면 배워 마땅하지 않을까? 그는 제목만 보고서 재미있게 돈 쓰자는 얘긴 줄 알고 책을 산 독자들이 '오히려 계획적으로 쓰자는 이야기가 주되더라'라는 말을 많이 전해온다고 했다.

이토록 용의주도한 돈지랄이라면 배워 마땅하지 않을까?

신예희는 천연 비누, 랩톱 스탠드, 방석, SUV, 웹툰 등 소위 ‘잇템’을 논리 있게 찬양하다가도 여행에서 똑소리 나게 활용할 수 있는 가계부 앱이나 카카오페이 적금 서비스에 대해 열렬히 소개했다. 그가 카카오페이 적금을 애용하는 이유는 UI가 귀엽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타 은행 앱의 복합한 절차와 달리 간단하고 쉽게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그는 주기적으로 노트북, 휴대폰 등 비교적 큰돈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을 계획해 각각의 목적에 따라 적금을 붓는다. 재기발랄한 이름을 붙인 적금이 13개나 된다. “무슨 물건이든 일시불이 가장 저렴하다고 생각해요. 자동차도, 핸드폰도요. 여기서 절약한 돈으로 쾌적한 삶을 위한 구독료로 지불하는 거죠.” 수중에 있는 돈을 쓰임새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분하고 모으는 과정을 신예희는 테트리스에 비유한다. 대다수 사람들이 한 달에 쓰는 돈은 비슷하지만 테트리스 블록을 어떻게 쌓는지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제가 알뜰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돈을 마치 테트리스처럼 계획하고 쓰는 걸 좋아해요. 이곳에 엉뚱하게 쓰일 돈을 저축해서 맛있는 걸 사 먹고, 그런 식으로 재미있는 장난처럼요.”(웃음)

신예희는 다양한 재테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가 오래전부터 투자하고 있는 것은 부동산, 외환, 금이다. “저는 창작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외부 스트레스에 취약해요. 주식과 펀드가 한창 유행이던 시절에 잠깐 해봤는데 계속 신경이 쓰여서 일이 손에 잘 안 잡히더라고요. 그 이후로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외환 투자를 시작했어요. 외환 투자는 코로나19 전과 후가 정말 달라졌어요. 환율이 널뛰다가 계속 하락해서 매일 슬퍼하고 있어요.” 지금은 예전과 달리 은행 예·적금의 이자소득이 거의 0%에 가까운 시대다. 이는 곧 착실히 번 돈을 부지런히 통장에 넣는다고 돈을 굴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신예희가 매달 지불하는 비용 중 가장 큰 부분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지금보다 일을 더 잘하고 오래 하고 싶은 그에게 은퇴란 어떤 의미일까? “어느 순간 저를 불러주지 않는 때가 오겠죠. 그렇다고 해도 혼자 노트북으로 뭔가를 쓰고 사진을 찍고 자비로 출판을 할 것 같아요. 일적인 측면에서 은퇴는 없을 것 같고 경제적 측면에서는 은퇴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때를 대비해서 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벌렁벌렁하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이게 100% 준비가 가능한 걸까요?”

신예희의 금융 고민
  • "갱년기 이후의 삶은 막연한 걱정만 있을 뿐 구체적인 대책은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 대학 졸업 후 일에 빠져서 정신없이 살다가 40대가 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고민이 자연스레 생기게 됩니다.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돈 문제가 가장 먼저인 것 같지만, 그보다는 우선 건강관리를 위한 투자를 꼭 하셨으면 합니다. 요새는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운동 및 건강관련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본인에게 맞는 건강관리 방법을 찾아보시고 그에 대한 비용을 정해보세요. 통상적으로 소득의 5% 이내를 권해드리는데, 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시고 꼭 실행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돈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동안은 자산을 불리기 위한 노력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자산을 지킴과 동시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플랜으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모든 자산을 ‘연금화’하는 것인데요. 목돈의 형태가 아니라 매월 일정금액이 꼬박꼬박 들어로는 형태로 전환하여야 한다는 의미죠. 개인연금은 노후준비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쉽고 가장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연금수령방법도 다양해서 죽을 때까지 지급받는 종신형 연금, 일정기간 동안 짧지만 상대적으로 큰 금액을 받는 확정기간형 연금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예희님이 하시는 일이 영감을 얻어 글을 쓰거나 디자인하는 창작의 영역이다 보니 사무실 공간이 주는 에너지가 다른 일에 비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무실이 임차인지 매매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가능하시다면 매매를 하여 원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임대료를 내는 대신 발생한 대출을 갚아 나간다면 그만큼의 자산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뿐만 아니라 추후에 임대소득을 마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활동 기간에는 대출상환을 하여 자산형성을 하고 미래엔 임대소득을 발생시켜 노후도 일부 해결하는 것이죠. 법인명의로 매매한다면 대출이자나 보유세 부분에 대한 비용처리도 가능하니 세금부분에서도 절세할 수 있습니다.

    건강관리, 연금소득, 그리고 부동산 임대소득을 통해 노후준비를 하시면 어떤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현재의 열정적인 삶처럼 노후도 밝고 즐겁게 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재상 라이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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