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진심인 형제 풋티지 브라더스
패션에 진심인 형제 풋...

Interviewee|강원식

  • 연령 47

  • 근로형태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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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ee|강재영

  • 연령 44

  • 근로형태 자영업

  • 연차 13년차 이상

  • 보유한 금융 상품 신용카드,예적금,보험,펀드,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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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앞에서 AFKN 방송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어린 형제가 있다. 화면에는 농구 코트를 화려하게 휘젓는 마이클 조던이 등장하고, 어느새 형제의 눈길은 그의 발끝에 멈춘다. ‘와, 저런 멋진 농구화가 있네? 나도 신어보고 싶어!” 누군가는 금세 흘려버렸을 이 사소한 마음의 소리를 형제는 30년 동안 가꾸고 좇았다고 한다. 그날 부모님을 졸라 조던 신발을 손에 쥐고 기뻐했을 이 소년들은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더 모으고 키웠을까.

왼쪽부터 강재영 유니페어 대표, 강원식 코넥스솔루션 대표

탐스슈즈, 캐나다구스, 그라미치 등 패션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 브랜드들을 한국에 처음 론칭한 코넥스솔루션 대표 강원식. 그리고 알든, 파라부트, 에드워드 그린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구두 브랜드의 집결지이자 압구정 수제화의 성지로 불리는 유니페어 대표 강재영. 이 둘은 피를 나눈 형제이자 둘도 없는 사업 파트너다. 10대 때 AFKN(주한 미군 방송) 채널에서 조던 신발을 만난 그날부터 패션업계를 향한 이들의 여정은 이미 시작된 것과 다름없었다. 부모님을 설득해 신발을 사고, 쌈짓돈 모아 신발을 사고, 홍콩과 도쿄로 원정 가 신발을 샀다. 처음 본 물건에 대한 호기심, 그것을 시간을 들여 제대로 알고자 하는 노력, 직접 구매해 써보는 투자까지 어느 하나도 소홀하지 않았다. 가끔은 아빠들도 즐기자고 하는 30년 차 프로 덕질러, 강원식·강재영은 지금도 입을 모아 자신 있게 말한다. “취미는 신발 덕질, 가장 많이 사는 것도 우리 회사 신발과 옷입니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그렇게 신발을 모았다고요.
강원식 | 돈이 모이면 오로지 신발만 샀어요. 다른 데에는 쓰지 않았어요. 어릴 때도 그랬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그랬어요. 대학생 때는 똑같은 신발을 두 켤레씩 사기도 했고요. 신발 사러 홍콩에 간 적도 있어요.

강재영 | 저는 일정 기간에 농구화를 세 켤레씩 산 적도 있습니다. (웃음) 실내 코트용 하나, 실외용 하나, 보관용 하나. 홍콩에 간 건 강원식 대표 제대 축하 여행 겸이었어요. 몽콕에 유명한 운동화 거리가 있는데, 그때 마침 태풍 예보가 있어서 매장들이 일찍 문을 닫고 유리에 테이프를 붙이는 등 대비가 한창이었죠. 저희는 그 난리통에 거리를 가로질러 비바람을 뚫고 구경 다 하고 결국 신발을 샀습니다. 희귀한 컬러의 에어 조던을! 저희는 구두를 사러 일본에 간 적도 있습니다. 잡지에서 본 그 구두를 갖고 싶어서요.

그렇다고 ‘패션 비즈니스를 해보자’고 어릴 때부터 준비한 건 아니었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좇다 보니 좋아하는 일이 생겼다. 친구들 사이에서 신발 덕후로 유명했던 강재영에게 한 친구가 탐스슈즈를 소개한 것이 불씨로 작용했고, 이들이 정성스레 키워온 관심사가 마르지 않는 연료가 되어주었다. “친구가 해외에서 탐스슈즈를 발견하고 제게 ‘팔릴 것 같냐’고 물어본 게 시작이었어요. 그때 저와 친구 다 회사원이었기에 먼저 법인을 가지고 있던 강원식 대표에게 제안해서 같이 하자고 했죠. 그때는 실패고 좌절이고 걱정이란 걸 아예 안 했던 것 같아요. 논현동인가 역삼동인가 동네 버거집에서 퇴근하고 셋이 모여 무작정 회의를 시작했어요. 그러다 한 세 번째 만났을 때였나, ‘우리 그냥 메일 써 보내자’고 해서 그 자리에서 탐스슈즈 본사에 메일을 보냈어요.”

“사업을 한다는 건 위험 감지 감각이 마비되었기 때문에
내지를 수 있는 에너지가 발동하는 것이죠.”

메일을 쓰면서 설레었나요? 겁나지는 않았나요?
강재영 | 사업의 불확실성이나 투자 손실, 이런 걸 리스크라고 하잖아요. 저희 형제는 그런 리스크를 감지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아요. 아, 이건 진심입니다.(웃음)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어떤 사업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 그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이 마비되었기 때문에 내지를 수 있는 에너지가 발동하는 거라고요. 안정된 평균값, 보편적인 상식에 치우치다 보면 망설이는 시간만 길어진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희는 철저하게 시뮬레이션한 끝에 “실패 확률이 10% 정도군” 이러면서 사업하지 않았어요. 감이 왔다, 그럼 해보는 거예요.

강원식 | 그 기저에는 이걸 잘 매니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아요. 예컨대 저는 사업을 한다는 건 익스트림 스포츠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을 볼 때 ‘어떻게 저런 걸 하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분들은 능수능란하게 해내잖아요. 나는 나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두려움을 극복한다는 데에서 오는 스릴도 재미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더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건 둘이 함께 꿈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잡지를 한 쪽씩 부여잡고, 신상 아이템에 눈을 반짝이고, 밤늦도록 열띤 토론을 했던 형제다. 강재영은 그 시간이 지금 사업을 하는 데에 큰 밑천이라고 했다. “저희가 세계 굴지의 브랜드와 일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브랜드의 가치를 믿고 그 물건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태도와 관심이 한결같았기에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무시도 당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새로 입사한 세일즈 디렉터가 저희 눈치를 보는 정도랄까요.(웃음) 막 입사한 자신보다 저희가 브랜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인정해 주는 거죠.”

2019년 유튜브 ‘풋티지 브라더스Footage Brothers’ 채널을 시작했어요. 바지 사장(강원식)과 신발 사장(강재영)이란 닉네임이 재미있어요.
강원식 | ‘클래식’이란 단어에 대한 편견, 가령 어렵다, 비싸다, 무겁다, 이런 인식을 깨고 친근하게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소비자가 브랜드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이런 환경에서 저희 물건에 대한 사랑, 중요한 정보, 함께 알면 좋을 팁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찾던 중에 유튜브가 현재로서는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각 잡고 젠체하기보다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서 이런 닉네임을 만들었어요.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지금 한국 남성의 패션 문화, 놀이 문화가 천편일률적이지 않은가. 이제는 남성도 즐길 때가 되었다!’ 사람들의 삶에서 즐거움의 가치, 좋은 물건, 멋진 사람을 소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한 사람을 바꾸고, 건강하게 다 같이 즐기는 문화까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구독자층도 남성이 많나요?
강재영 | 구독자 99%가 남성입니다.(웃음) 저는 제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이렇게 써놨어요. “Go and Change the World.” ‘너희는 상업적인 일을 하면서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어?’라고 누군가는 눈을 흘길 수 있겠지만 저는 저희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어요.

강재영은 먹고 입고 여행하는 데 돈을 쓴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괜히 겸연쩍어하는 기색도 없었다. 그에게 소비는 곧 삶을 즐겁게 만드는 방식이니까. “근검절약해야 해, 아끼는 게 미덕이야, 이런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이제는 좀 해제하고 싶어요.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잘 골라서 소비하면 거기에서 오는 즐거움이 두 배가 아니라 네다섯 배가 될 수도 있다고 저는 믿어요. 영화 속 주인공을 보고 다들 멋있다고 하잖아요. 우리 현실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나요? ‘그냥 우리 다 멋있으면 안 돼?’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말해요. “여러분, 좀 편하게 즐겨도 돼요. 아빠들, 아빠들도 스스로 좀 즐기세요!”

강원식, 강재영에게 최근의 화두는 식단 관리, 운동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비싸게 산 옷 멋지게 오래 입어야 하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관심 있는 것에 기꺼이 에너지를 쏟는 이들의 모습에서 질문을 갖게 된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던가? 소년은 어른이 되어 오늘 무엇에 마음을 쏟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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