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부터 에르메스까지,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공간 스타일링
이케아부터 에르메스까...

Interviewee|정은주

  • 연령

  • 근로형태 자영업

  • 연차 13년차 이상

  • 보유한 금융 상품 주식,부동산

  • 한 달 생활비 300만 원 이상

멋진 가구를 소개하고 함께 안목을 기르자는 말을 건네는 정은주 e-DESIGN interior that works 대표(@interior_style3370). 그가 하는 일은 인테리어 디자인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를 종횡무진하며 자신만의 콘텐츠, 자신만의 청중을 쌓는다. 팔로워 수 23명이 어느새 7만 4000명이 됐다. 정은주의 어떤 이야기가 우리의 눈과 귀를 모으게 하는 것일까.

정은주는 소위 ‘리빙 셀럽’으로 불리는 인테리어 분야의 인플루언서다. 그의 피드에는 가보고 싶은 공간, 써보고 싶은 가구에 관한 정보가 가득하다. 팔로워들은 이곳에서 오늘의 트렌드를 읽고 내일 가야 할 곳, 사야 할 것에 대한 정보를 저장한다. 그의 무대는 오프라인에도 있다. 바로 사무실 한편에 마련한 쇼윈도다. 물건을 사고파는 업도 아닌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가 지가 높기로 유명한 강남의 건물 1층에 들어서 쇼윈도까지 마련했다니! 그의 투자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쇼윈도에서는 ‘월간 정은주’ 프로젝트가 펼쳐진다. ‘이케아부터 에르메스까지 모두 다룬다’는 그의 설명처럼 매월 다른 콘셉트 아래 대중적인 브랜드부터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믹스매치해 자신만의 감각으로 공간을 스타일링해 선보인다. “인스타그램에 작업들을 열심히 기록하다 보니 제가 스타일링한 공간 사진을 들고 그대로 매장에 가서 가구를 구매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그 소식을 들었을 때가 사무실 이사를 준비하던 중이었고, 이 공간을 보고서 이김에 전면을 쇼윈도 갤러리처럼 만들어 스타일링을 선보이고 안쪽을 사무실로 써야겠다는 이미지를 그리게 됐죠.

“꾸준하게 쌓아온 게시 글이 신뢰로, 팔로워 수가 투자 가치로 나타난 것 같아요.”

'#월간정은주'라는 해시태그로 매월 다른 콘텐츠를 소개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제 4년이 되어가네요. 많은 분들이 어떻게 이 기획을 운영·유지하는지 궁금해하시는데, 이 자리에서 밝히자면 감사하게도 (큰)돈 들지 않는 구조가 자연스레 만들어졌어요. 제가 먼저 기획서를 작성하고 의견을 구하면 브랜드, 갤러리 등지에서 가구 배송과 설치를 해주세요. 이 구조가 가능했던 건 인스타그램 덕분인 것 같아요. 꾸준하게 쌓아온 게시 글이 신뢰로, 팔로워 수가 투자 가치로 나타난 것 같아요.”

정은주는 자신은 무언가를 쌓는 데 원체 소질이 없던 사람이라고 말한다. 차라리 그 반대에 가까웠다고 말이다. “고백하건대 저는 무언가를 꾸준하게 하는 걸 잘 못해요. 매번 새로운 것, 다른 것에 흥미를 느끼고 그런 활동을 쫓아다니는 데 시간을 써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시간들이 쌓이고 콘텐츠의 방향성을 만드니까 힘이 생기더라고요. ‘월간 정은주’를 하면서 느꼈어요. ‘아! 쓸모없는 경험은 이 세상에 없구나.’(웃음) 제가 학부 때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거든요. 처음에는 그 시간이 디자인하는 데 도움 될 게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도움이 많이 돼요. 정치외교학과에서 배운 논리에 대한 감각이 디자인할 때도, 클라이언트와 의견 조율할 때도 발휘되더라고요. 그러니 일단 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무엇이든 먼저 쌓아보세요.”

본인에게 큰 투자처, 인스타그램은 어떤 의미인가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처음 열었을 때 팔로워 수가 23명이었어요. 그건 정확히 기억해요.(웃음) 뭔가 내세울 게 많아서 시작한 건 아니고, 이유는 딱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저보다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인테리어를 풀어가는지 보고 싶다는 생각, 또 하나는 사진첩에 쌓여가는 몇만 장의 사진을 잘 소비하고 싶다는 생각. 그게 이렇게 커진 거예요. 처음에는 흥미로운 놀이 도구라고 여겼는데 팔로워가 2만 명을 넘어가니 책임감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이제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포스팅해요.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제한된 예산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드는 비결이 있다면요?
디자인은 곧 정해진 일정, 제한된 예산을 지키며 최선의 가성비와 가심비를 큐레이팅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예산 운용에 대한 압박이 늘 따라다니죠.(웃음) 저는 이것 아니면 저것을 결정하기가 너무 어려울 때는 일단 저지르고 봐요.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안 되면 다시 해도 돼’라는 생각으로 하고 말아요. 사실 비용 지출을 두려워하다 보면 도전에 소극적이게 되잖아요. 저는 그 태도를 경계해요. 당장은 손해라도 새로운 걸 해봤다는 것을 높이 사요. 그러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아요. 도전했다가 다시 되돌린 적은 100번 중에 한 번 정도밖에 없어요.

빈티지 가구는 재테크도 된다는데, 좋은 가구를 고르는 기준이 있을까요?
브랜드나 디자이너의 명성도 중요하겠지만 먼저 자신만의 안목을 키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정답은 없어요. 스스로 ‘이건 좋은 가구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하나씩 골라보세요. 재테크의 기본은 양질의 정보를 찾아보고 시장에서 자꾸 만나보는 연습인 것 같아요.

가장 애정이 가는 가구를 소개한다면요?
사무실에 있는 로즈우드 빈티지 장인데 3년 전에 덴스크에서 샀어요. 기억에 58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전시 첫날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갔는데 그걸 보고 한눈에 반했어요. 로즈우드가 요즘 워낙 귀한 재료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여러 방면으로 쓸 수 있는 가구를 좋아하거든요. 직업에 따른 성향 같아요. 이 가구는 직사각형 두 쪽이 한 세트인 구조인데 책장으로도, 또 전시대로도 쓸 수 있고 다재다능해요. 전시장에서 인기가 좋았어요. 전시 내내 누가 사 갔느냐고 물었대요. 정은주가 사 갔다고 하니까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고.(웃음)

정은주는 적금하듯 콘텐츠를 쌓는다.

정은주는 적금하듯 콘텐츠를 쌓는다. <더 베스트 리빙 가이드 65: 이케아에서 에르메스까지>라는 책을 발간했고 유튜브 채널 ‘정은주 리빙TV’와 ‘정은주의 리빙토크’, ‘월간 정은주’ 콘텐츠를 운영한다.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일상을 축적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최근에는 여러 방식으로 레이아웃해 쓸 수 있는 '스테이 로옹 소파'를 디자인해 선보이기도 했다. 지출 목적에 따라 통장을 쪼개 쓰듯이 콘텐츠의 목적에 따라 플랫폼을 달리 선택하고 또 확장하는 데 스스럼없다.

유튜브 채널 운영이 은퇴 준비라고요?
지인들에게 농담으로 그렇게 말해요. 정은주 리빙TV가 내 노후 대책이라고.(웃음) 이 소리를 들으면 사람들이 웃는데 저는 괜찮은 은퇴 준비라고 생각해요. 훗날에는 지금보다 여유 있게 내 속도대로, 내 취향껏 만들 수 있고, 한편으로는 재미난 취미 생활이 될 것이고. 그때는 완숙하고 더 노련한 유튜버가 되어 있으려나요?(웃음) 나름 막연하게나마 제 미래를 준비하는 방식이에요.

정은주는 최근 달리기를 시작했다. 친구들 서넛과 모여 주기적으로 한강 변을 뛴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트랙에 나가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한 시간이라도 몰입해 제대로 일하려면 체력이 기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생존의 즐거움’이란 해시태그로 기록하는 일도 잊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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