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인 작업만큼 실험하는 삶
실험적인 작업만큼 실험...

Interviewee|봄로야

  • 연령 40세

  • 근로형태 프리랜서

  • 연차 8~12년차

  • 보유한 금융 상품 신용카드,예적금,보험

  • 한 달 생활비 100만 원 이하

“1000원은 안 돼요. 700원이 매력 있어요. 친한 친구와 함께 ‘훠궈계’를 붓고 있어요. 하루에 700원씩 모아서 훠궈를 사 먹는 거예요. 요즘엔 코로나19 때문에 훠궈를 먹으러 가지는 않고, 맛있는 걸 사 먹고 남은 돈으로 각자 좋아하는 책을 산 다음 교환해서 읽어요. 700원도 쌓이면 무시할 수 없는 돈이더라고요.” 시각예술 작가로 활동하는 봄로야는 귀여운 저금을 하고 있다며 훠궈계를 소개했다. 요즘같이 친구들을 자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매일 자동이체되는 700원은 친구를 매일 생각나게 해주는 정다운 장치가 되기도 한다.

봄로야는 음악, 글, 노래, 그림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작가다. 최근 ‘도시 산책’을 모티프로 작업하면서 예술인을 위한 다양한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 문화 재단들이 예술인을 위해 마련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서 그는 여러 채널을 통해 예술가가 자신의 작업을 확장하고 일로 연결하는 법에 대해 얘기하곤 한다. 여기에는 예술계의 생태와 코로나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신의 작업을 대중에게 알리는 방법도 포함돼 있다.

예술 작업을 여러 가치의 일과 소비, 소득으로 환원하는 노력에 관심이 많아요.

“저는 비물질의 형태로 느껴지는 예술 작업을 여러 가치를 지닌 일과 소비, 소득으로 환원하는 노력에 관심이 많아요. '역량'이라는 단어가 '예술'과 함께 놓일 때 좀 낯설긴 하지만, 단어 뜻 그대로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잖아요. 혼자 작업할 때, 누군가와 협업하고 같이 기획할 때 효과적으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힘에 대해 얘기해요. 제가 진행했던 워크숍에 오신 분들 중에는 자신의 작업이 일로 연결되는 방식을 궁금해하신 분도 있고, 이제 막 졸업한 미대 학생들도 있고, 현재 필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도 있었어요. 제가 모든 분께 맞춤형 조언을 해드릴 수 없어서 제 경험을 가능한 한 자세하게 들려드렸어요.”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은 대개 프리랜서로 수입이 불규칙적인 경우가 많죠. 프리랜서의 일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예술가의 삶이 불안하지만 스스로 어떨 때 행복한지 물으면, 결국 저는 어떤 일이라도 하고 있는 상태, 그 시간 자체인 것 같아요. 그 상태를 꼭 기억해두면 좋겠어요. 하지만 사실 예술 생태계는 우리를 그렇게 가만두지 않아요. 예술인을 향한 편견과 불합리한 시스템 속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말하고 설득하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의 예술 생태계에서 중요한 이슈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현실적으로 예술인권리보장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많은 예술인들이 힘쓰고 있어요. 예술인권리보장법이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와 미투 운동의 사후 조치, 예술 노동권 보장, 성 평등에 기초한 안전한 창작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관리한다는 내용의 법안이에요. 예전에는 작가는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최근 작가의 작업도 하나의 노동이라고 여기는 흐름이 있어요. 이 시스템 안에서 예술인으로서 계속 잘 살 수 있으려면 저작권법 같은 예술 관련 법의 체계가 잘 잡혀 있어야 되겠더라고요. 제가 작게나마 실천하는 것은 이런 분야를 잘 모르는 개인이나 회사와 일할 때 그 룰을 알려주는 거예요. 예전에는 돈 얘기를 하는 게 좀 어려웠는데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자세히 알려드려요. 이분이 언젠가 다른 예술가하고도 일하게 될 테니까요.

봄로야를 만난 곳은 수원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였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실험 축사로 사용했던 넓은 공간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레지던시 앞에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농장도 있다. 그의 작업실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정갈하게 전시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도시 산책' 작업의 일부인 봄로야의 작품과 그가 구매한 작품, 동료의 작품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을 마친 그는 투박하지만 멋스러운 커피 드리퍼를 챙겨 왔다. “최근에 어머니가 만든 도자기들이에요. 동네 센터에서 직접 만드신 건데, 어느 날 갑자기 ‘이게 엄마의 유품이 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건 계속 갖고 있으면서 오래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그는 요즘 소비를 시간과 연계해서 생각한다고 했다. ‘무언가를 사지 말기’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잘 관리하고 오랫동안 유지하기’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그에게 무언가를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가져온 물건이 한 가지 더 있다. 장판이다. 그는 한 작가의 작업실에서 아름다운 작품보다 더 독특한 질감의 장판이 깔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작가는 어디를 가서 어떤 작업을 하든 이 장판을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장판 위에서 탁본을 뜨고 작업을 만들고, 그 일을 20년간 하신 거예요. 그분에게는 엄청난 시간을 함께해온 물건이죠.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저는 너무 부러웠어요. 제겐 작업에 관련된 것 중에서 그런 물건이 아직 없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런 걸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평소에 그가 자주 사는 것은 책이다. 특히 요즘은 작업하고 있는 '도시 산책'을 모티프로 한 책을 많이 구매하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이다. “이 책은 제가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것 같아요. 아주 무겁지 않으면서도 철학적인 문장들이 자꾸 저의 생각을 건드리거든요.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계속 되묻게 하고 그 경계를 허물어가면서 계속 이동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주는 책이에요.” 그는 작업실 테이블에 쌓인 여러 종류의 책을 들춰보며 말을 이었다.

어떤 삶을 살겠다고 결정해 놓으니 자연스럽게 소비도 그런 식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저의 소비 습관이 3~4년 전후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어떤 삶을 살겠다고 결정해놓으니 자연스럽게 소비도 그런 식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그 일환으로 몇몇 인권 재단, 페미니즘 관련 단체에 주기적으로 후원하고 있고요.” 이렇게 꾸준히 소득의 일정 부분을 후원하는 것 외에도 그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의 책, 음반, 영화 등을 소비하는 것 역시 다른 형태의 후원이라고 말했다. 그중 한 가지로 최근에 산 책 아니 에르노의 <사건>을 꼽았다. “아니 에르노라는 소설가가 몇십 년 만에 임신중절에 관해 고백한 책이에요. 여성 작가로서 어떤 것을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 용기를 얻었어요.”

봄로야는 올해 진행한 예술인을 위한 워크숍에서 한 참가자가 '언니'라고 불러도 되느냐고 물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언니’는 미리 그 길을 가보고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존재일 것이다. 그 역시 음악, 글, 노래, 그림 등 여러 가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주는 사람은 많이 만났지만, 현실적 조언을 해주는 ‘언니’는 찾기 어려웠다. 지금의 봄로야가 과거에 불안을 품고 있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좀 더 밀고 나갈 것, 두려움을 갖지 말고 더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볼 것”이다. 그는 앞으로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것처럼, 사는 것도 실험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다. 계속 변하고 이동할 테지만 조금의 용기만 품으면 된다고 했다. 평소보다 더 불안한 요즘, 새해에 무언가를 계획하는 일이 자꾸 망설여진다면 봄로야의 이 마지막 말을 한 번 더 상기해보면 어떨까?

봄로야의 금융 고민
  • "예술인(프리랜서)들이 원활하게 대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러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 대출은 기본적으로 신청자의 소득을 파악해야 합니다. 본인의 소득을 증빙을 위해 꼭 제출하라고 하는 서류가 있는데 그게 바로 “소득금액증명원”입니다.
     
    일반 직장인 같은 경우에는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제출하면 되지만, 프리랜서인 경우에는 소득금액 증명원을 제출해야만 합니다. 발생한 전체소득 중 필요경비를 제한 소득금액을 매년 신고하는데, 이 필요경비가 업종별로 또는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르다 보니 발생한 전체 소득을 실제 소득으로 간주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행여 소득을 누락하는 경우에는 소득이 낮게 신고되기 때문에 세금을 적게 납부하여 당장에는 좋은 것 같지만, 큰 금액의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는 낮은 소득 신고로 인해 금융거래시 대출한도나 금리 측면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금융권에서는 2개년도의 소득금액 증명원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소득 신고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용등급을 잘 유지하셔야 합니다. 다른 연체가 있는지, 아니면 다른 금융기관에 대출이 있는지 등을 스스로 확인, 관리하셔야 합니다. 연체가 있다면 미리미리 상환을 하여야 하고 주기적인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통해 신용등급을 올려두어야 합니다.
     
    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인 경우에는 아무래도 부동산이라는 실체가 있다보니 신용대출보다는 그나마 수월하긴 합니다. 다만, 본인의 소득 대비 너무 많은 대출금이 실행되면 향후 금리 인상이 되거나 소득 감소로 인해 갚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인 뿐만 아니라 빌려준 금융기관도 상당한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소득 대비 전체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한도로 대출금을 결정합니다. 만약 소득금액 증명원 상의 소득이 너무 낮은 경우에는 부부합산 소득을 인정해 주기도 하고 건강보험료 납부액이나 신용카드 사용액을 역산하여 소득으로 간주해 주기도 합니다.

    이재상 라이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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