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커플링을 소비하는 이유
디커플링을 소비하는 이유

Interviewee|홍석희

  • 연령 33세

  • 근로형태 직장인

  • 연차 8~12년차

  • 보유한 금융 상품 신용카드,예적금,보험,주식,펀드,부동산

  • 한 달 생활비 300만 원 이상

“어느 날 야마하 대리점 앞을 지나가는데 정말 멋있는 바이크가 있는 거예요. 그냥 바로 들어가서 일시불로 긁었어요. 당시 월급도 굉장히 적었거든요. 바이크를 산 후에 잔고를 보고 살짝 후회하긴 했지만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에듀테크 스타트업 더비TheB의 CPO(제품총괄이사)이자 UX 디자이너인 홍석희는 즐거운 경험과 새로운 기회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돈을 쓰는 편이다. 반면 금융 투자에는 누구보다 신중하다.

알트ALT는 그의 작업실 겸 아지트다. ‘alternative’의 약자로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관점이 오가는 아지트를 바라며 DJ, 프로듀서,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공간이다. 매달 영화 상영회, 플리마켓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던 곳이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요즘에는 개인적인 작업 용도로만 이용한다고 했다. “예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만들었어요. 그때 다니던 회사에서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함께 했죠. 올해 7월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멤버들과 함께 알트를 만들게 됐어요.”

홍석희는 미국에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뉴욕에 있는 디지털 에이전시에서 iOS 앱 개발자로 1년 정도 일했어요. 그곳엔 정말 천재 같은 분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너무 어렵더라고요. 회사 매니저와 상담도 많이 하고, 거의 해고 위기까지 간 적도 있었죠. 그때 ‘잘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당시 아이폰이 출시되면서부터 UX 디자인의 수요가 늘어서 해당 분야의 커리큘럼을 이수한 후에 UX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전환했어요.”

UX 디자인은 다양한 IT 제품, 서비스에서 사용자 경험을 좀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디자인하는 일이다. 최근에 그는 코파운더로 합류한 회사에서 영어 교육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수억 개의 영어 기사와 뉴스 콘텐츠에서 주로 사용하는 1만여 개의 영어 단어를 추려서 사용자의 학습을 돕는 서비스를 만든다. “예전에 중·고등학생 때 배운 많은 영어 단어는 수능이라는 시험을 대비한 것이라 실제로 해외 기사를 읽을 때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저희 목표는 영어 문해력을 효율적으로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거죠.”

홍석희는 UX 디자이너로 일하면서도 다양한 스타트업을 컨설팅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꾸준히 병행해왔다. 대표적 사례로 패션 라이브 커머스 앱 볼라Vola가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타오바오, 모구지에 등 중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시장으로, 국내에도 최근 1~2년 사이에 네이버, 카카오 등을 필두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볼라는 옷을 판매하는 셀러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의류 제품을 판매하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곳에서 그는 회사의 투자와 비즈니스 전략을 담당했다.

요즘 특히 사람들이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아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에어비엔비를 운영해보기도 했고 쇼핑몰, 책 출간, 축산업, 아지트 운영 등 많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봤는데, 회사에서 해볼 수 없는 역할을 해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세일즈맨을,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투자 업무를 하는 등 사업하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스킬을 최소한의 리스크로 경험해본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사람들은 성장에 대한 욕심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크루가 되거나 같이 일하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글 쓰는 게 직접 수익을 내지는 않지만 개인적인 PR을 해주는 무료 보완재예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이행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꾸준함이라고 봐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바로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지거든요. 1년 정도는 성과가 나지 않아도 지속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면 좋을 것 같고요. 예전에 문화 예술 커뮤니티 ‘넷플연가’에서 했던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한 모임에서도 말했던 내용인데, 보완재나 전환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가 틈틈이 글을 쓰는 게 직접 수익을 내는 행위는 아니지만 제가 하는 일을 마케팅하고 개인적인 PR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무료 보완재예요. 이것이 언젠간 전환이 되어서 실제로 돈이 되는 부분, 이를테면 브런치의 글을 바탕으로 제안이 들어온 강의나 컨설팅, 새로운 프로젝트가 되는 거예요. 그런 연결성을 생각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에 임하면 훨씬 더 재밌을 거예요. 전환과 보완재에 대한 개념은 책 <콘텐츠의 미래>에 자세히 나와 있어요.

일상적인 소비 패턴에서도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묻어났다. “IT 비즈니스 중에서 눈에 띄는 스타트업은 일상생활에서 한 섹션을 따로 떼어내서 혁신하는, ‘디커플링’을 굉장히 잘하는 회사예요. 저는 일부러 그런 회사의 서비스를 많이 이용해보려고 지출을 좀 하는 편이에요.” 그는 일주일에 한 번 빨래를 위해 ‘런드리고’를 이용하고 청소는 ‘청소연구소’, ‘미소’를 이용한다. 또 최근 이사할 때는 ‘짐싸’라는 서비스를 활용했다. “이런 획기적인 서비스가 확실히 시간을 줄여주기도 하지만 이런 회사가 어떻게 비즈니스를 해나가는지도 많이 배울 수 있어요.” 그의 이런 관심은 자연스럽게 투자 성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즐거움과 기회를 얻는 소비에는 제약을 두지 않지만 투자에는 신중한 편이에요.

주식, 비트코인 등 요즘 관심을 갖는 금융 분야가 있나요?
비트코인부터 해외 선물 관련 거래 사이트, 주식 등 경험해본다는 측면에서 거의 다 해본 것 같아요. 2017년에 비트코인이 엄청 조명받았을 때 주변에 그걸로 큰 수익을 낸 사람이 많았어요. 그런 걸 지켜보면서 노동 소득과 금융 소득을 비교할 때 소위 ‘현타’도 많이 느꼈죠. 저의 성향상 어떤 분야에 대해 많이 모른다고 생각하면 큰돈을 넣지 못하는 것 같아요. 즐거움과 기회를 얻는 소비에는 큰 제약을 두지 않지만 투자에는 신중한 편이거든요. 하지만 스타트업에 관해서라면 그 회사의 경영 상황과 전망을 알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꾸준히 투자하고 있어요. 현재는 주식에 넣는 것보다 더 큰 금액을 투자하고 있죠.

홍석희가 매일 빼먹지 않는 것이 있는데 바로 기록하기다. 미국에서 일하면서 겪은 일, 여러 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임팩트를 주었던 요소를 부지런히 기록으로 남겼다. “기록에 특히 집착하는 편인데 노션, 에버노트, 트렐로 등 여러 툴을 사용해서 했던 일과 해야 할 일, 생각 등을 기록하고 정리합니다. 예전에는 15분 단위로 일과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는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실험을 스스로에게 많이 해보고 있어요.” 특히 그가 주니어 시절 겪은 회사 생활에 대한 고민을 꼼꼼히 기록해 브런치에 올린 글들은 80만 뷰에 1만 회 이상 공유되며 큰 호응을 받았다. 강연, 책, UX 디자인, 컨설팅 등 다양한 루트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의 커리어는 인터뷰를 마친 후에도 서둘러 미팅 장소에 가야 할 만큼 폭풍 성장 중이다. 자신의 코어로부터 다양한 가능성을 계속 실험하는 홍석희. 기동력 넘치는 그의 모습에서 ‘일’에 관한 가까운 미래를 마주할 수 있었다.

홍석희의 금융 고민
  • "개인투자자도 비상장회사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반갑습니다, 홍석희님.

    최근 주식시장이 각광을 받고 있죠. 홍석희님께서는 이미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주식보다 많은 금액비중이라고 해주셨네요. 사실 주식은 기업과 기업수익의 가치가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성장가능성에 투자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방식의 투자를 하고 계시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많은 배당을 받는다.” 주식의 절대법칙이니까요.

    비상장주식은 장외주식이라고 부르죠. 회사가 주식을 상장해 발행, 매각하는 이유는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인데 비상장주식은 그런 투자금 모집이 급하지 않거나, 경영권과 배당을 공유할 생각이 없거나 해서일 겁니다.
    과거에는 거래가 회사 내부의 기록에만 나와있고 공시가 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비상장주식거래도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만, 장외주식은 매매차익에 대해 10% 상당의 양도세가 부과되는 점, 참고하셔야겠습니다. 번외로 기획재정부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3,000만원까지 과세대상소득에서 제외해주는 혜택이 있으니 투자로 나쁘지 않은 면도 있죠.

    최근에 주목받는 두 가지의 방법을 소개하자면,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라는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를 통해 펀드처럼 투자를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주식이든 스타트업이든 본인이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지만, 역시 전문가에게 일임해 본인의 소득과 소득역량을 키우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레버리지 효과를 키울 수 있으니까요. BDC는 미국의 경우,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할 경우 법인세 면제 혜택이 있으니 한국 BDC 법령도 비슷한 기조로 갈 것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이 찾기 어려운 해당 기업의 주요 제품, 서비스, 최근 5년간의 재무제표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어 이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통일주권 미발행 기업이 추가되면, 홍석희님이 바라시는 스타트업을 포함한 비상장주식 거래가 용이해지겠죠?
    최근 이슈가 되었던 어플 중에 미니스탁도 있습니다. 애플이나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주당 가격이 개인거래가 어려운 기업 주식을 암호화폐처럼 소숫점 단위로 나누어 퍼센테이지로 매입할 수 있게 해주는 펀딩 어플입니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커지고 있는 세계정세 속에서 해외나 비상장주식의 거래 역시 많은 관심과 수요에 맞추어 다양한 플랫폼이 탄생하고 있으니 관련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도입되는 BDC 등을 통해 거래를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가장 좋은 것은 그 회사를 직접 소개 받거나 발굴하고, 분석한 뒤에 직접 접촉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것이겠죠. 혹시 그런 방법을 원하신다면 재무제표 분석과 엔젤펀드를 모집하는 사이트 등에서 스타트업이나 비상장주식 관련 정보를 서칭해보시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개인의 재무관리와 관련 내용 학습을 담당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운영을 돕고 있는데, 홍석희님과 같은 시야가 넓은 투자자분들이 많은 사회가 되면 참 기쁠 것 같습니다. 디테일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서칭하시거나,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해주세요. 건승을 기원합니다!

    조인 라이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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