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말고 가계부 언박싱
명품 말고 가계부 언박싱

Interviewee|김지은

  • 연령 27세

  • 근로형태 프리랜서

  • 연차 1~3년차

  • 보유한 금융 상품 신용카드,보험,주식,펀드

  • 한 달 생활비 100만 원 이하

김지은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갠다.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책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이 아침 시간을 잘 활용한다는 걸 알게 된 후 매일 그들을 따라 하는 습관이다. 그다음은 책상에 앉아 가계부를 보며 하루 예산을 계획한다. 한 달 예산 30만~40만 원을 기준으로 하루 예산을 짜고 그에 맞춰 소비한다. “어제 지출이 많았으면 아무리 커피가 마시고 싶어도 카페에 가지 않아요. 그날만큼은 집에서 할 일을 하죠.”

자유로움이 최대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인 프리랜서로 일하는 그는 수입과 지출에 대한 계획을 직장 다닐 때보다 더 철저히 지킨다. “직장에 다니면 출근, 점심 식사, 퇴근이라는 정해진 루틴이 있어서 예산 짜기가 편해요. 하지만 프리랜서는 언제 누구와 미팅할지도 모르고 어디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가계부를 작성한 뒤 김지은이 하는 일은 2~3개 정도의 앱을 켜서 출석 체크를 하는 것. 어딘가로 이동할 때도 걷기 앱을 활용해 하루에 1만 보씩 걷고 리워드를 받는다.

일상적 루틴에 관해 묻자 곧바로 돌아온 답은 혀를 내두를 만했다. 부를 축척하겠다는 두루뭉술한 꿈보다 ‘실현 가능한’ 습관으로 그 염원이 일상 곳곳에서 묻어났기 때문이다. 김지은은 본명보다 ‘김짠부’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최근 똑소리 나는 재테크 이야기를 엮어 책 <살면서 한 번은 짠테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 역시 소위 ‘욜로족’이었다. 1년 치 유흥비로 500만 원을 지출하고 신상 네일 아트와 패션 소품을 습관적으로 구매해 수중에 돈이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대 후반이 될 무렵 모아둔 돈 없이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자신을 직시하게 되었다고. 그것을 계기로 그는 내 집 마련을 목표로 돈을 모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때 저는 감정을 푸는 방법이 소비밖에 없는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곧 외로워졌다. 주변의 친한 친구들은 돈에 관심이 없고 그나마 정보를 나누던 재테크 카페는 30~40대 사람들뿐이었기 때문이다. “재테크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이미 전문가이거나 부를 이룬 뒤 과거를 회상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들 대부분 한 푼씩 아껴서 종잣돈을 마련했을 확률이 큰데, 그 이야기가 다 과거형인 거죠. 저는 현재진행형인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김지은은 또래 중에서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유튜브 채널 ‘김짠부의 재테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만약 과거의 제게 누군가 ‘소비로 너를 증명하지 않아도 돼’라고 말해주었다면 지금보다 자산이 더 많았을 것 같아요. 그때 저는 감정을 푸는 방법이 소비밖에 없는 줄 알았거든요. 이 가방이 있어야만 결혼식에 갈 수 있고, 이렇게 옷을 입어야만 힙한 장소에 갈 수 있고, 주기적으로 네일 아트를 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죠. ‘김짠부의 재테크’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소비로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채널이에요.”

가장 반응이 좋은 영상은 무엇인가요?
‘20대 짠순이의 저축률 높이는 세 가지 방법’이에요. 일명 ‘떡상’을 한 영상이고 지금까지도 가장 조회 수가 높아요. 저는 ‘프로 관종’이라 네이버에서 자주 제 이름을 검색해보는데요, 대부분의 블로그 후기를 보면 “전문가가 아니라서 더 공감 간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나도 당장 시작해보고 싶다”라는 반응이 많아요. 많은 구독자들이 제 채널에서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것 같진 않아요. 이미 짠테크를 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위로를, 욜로족으로 사는 분들에게는 긍정적인 ‘뼈 맞음’을, 한때는 저축왕이었는데 최근 씀씀이가 커진 분들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채널인 것 같습니다.

주요 구독자층인 밀레니얼, Z세대의 소비와 돈에 대한 관념은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각자의 가치관을 소비로 보여주는 세대인 것 같아요. 누군가는 명품이 좋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주식을 사는 게 좋을 수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깨달은 것 같아요. ‘나에 대해 모르는 욜로족은 카드값만 남고, 나를 아는 욜로족은 경험을 남긴다’는 사실을요. 이건 제 이야기이기도 해요. 2년 전까지는 저도 정말 극강의 욜로족이었거든요. 남들이 말하는 소확행에 제 행복을 끼워 맞췄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감정적인 소비’가 아니라 ‘더 나은 나를 위한 소비’를 하고 있어요. XY세대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혹은 무언가를 책임지기 위해서 일정 소비를 참거나 이 악물고 버텨냈다면, 지금 세대는 ‘지금의 내가 행복해야 미래에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소비를 하는 것 같아요. 굿즈 하나를 사더라도 말이죠.

누구나 한 번쯤 악착같이 돈을 모아야 할 때가 있다. 언젠가 부딪힐 관문이라면 차라리 빨리 정면 돌파하겠다는 김지은도 제법 후하게 돈을 쓰는 데가 있다. 수입의 20~30%를 차지하는 교육비다. “최근에 아이패드를 구매했어요. 좋은 가격으로 중고 시장에 나와서 80만 원 주고 샀죠. 저는 이 이상의 값어치를 해내기 위해서 그림을 배웠어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파서 ‘짠부툰’을 연재하게 되었죠. 저는 지금 이 분야에선 소비자이지만 곧 생산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돈을 써요.”

부동산 임장 모임에 참석하는 비용도 꽤 들었지만,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얻고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고. 하지만 시행착오도 있었다. 처음 주식을 산 뒤 1000~2000원씩 오르는 게 신기했던 김지은은 유료 리딩방 입장권을 샀다. “3분 단위로 매수 신호를 줘요. 테마주 위주로요. 예를 들어 한 정치인이 이슈가 되면 그와 관련한 주식을 사라고 하는 거예요. 업무에 집중이 안 되고 그 사람의 메시지만 믿고 (주식을) 사는 거죠. 들어가자마자 후회했어요. 투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특정 사람에게 의존해서 시장 분위기를 읽고 매수한다면 그건 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요즘은 어떤 방식으로 돈을 관리하나요?
지금은 주식 30%, 달러 20%, 현금 20%, P2P 10% 그리고 청약 정도예요. 처음 종잣돈을 모을 땐 예·적금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 돈이 모였을 땐 예·적금을 하는 동안 했던 투자 공부를 기반으로 조금씩 투자에도 발을 올려놔야 하는 것 같아요.

최근 들어 관심이 가는 재테크 방식이 있나요?
최근에 ‘투스텝’ 님을 초대해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금 투자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았어요. 금 투자도 발품이 필요하더라고요. 종로에 직접 가서 금과 은을 좀 사보려고 해요. 관상용으로도 뭔가 든든한 기분이 들 것 같아서 나를 위한 선물로 종로표 금을 한번 사보려고 합니다.

김지은에게 돈은 행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에게 돈은 그저 뭔가를 사고 먹고, 감정에 충실하게 사용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도구라고 말했다.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이라고. 돈을 모으기도 힘들뿐더러 설상가상 돈을 모았더라도 안락한 방 하나 쉽게 마련할 수 없는 시대다. 먹구름 같은 절망 아래 오늘이라도 행복하게 살자며 돈을 쓰는 욜로족을 누가 어떤 자격으로 나무랄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와중에도 김지은처럼 돈의 수많은 얼굴을 직시하려는 태도는 중요해 보인다. 남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가 아닌, 나답게 살기 위한 조력자로 말이다.

김지은의 금융 고민
  • "종로표 금을 사는 것과 KRX 금시장을 통해 사는 것 중 어떤 것을 더 추천하나요?"

  • 부가세가 발생하지 않고, 1g씩 모아갈 수 있는 금 투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KRX(한국거래소)를 통해서 금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금은방에서 금을 매입하는 것은 실물을 직접 매입하는 것이고, KRX(한국거래소)를 통해서 매입하는 것은 주식거래와 같이 실물이 아닌 장부상으로 매입하는 것입니다.

    금을 실물로 매입하게 되면 매입 가격의 10%를 부가세로 납부해야 합니다. 따라서 실물이 아닌 장부상으로 매입하는 것이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금을 매입할 수 있습니다. KRX에서 매입한 금은 향후 원하시는 시점에 실물로도 교환이 가능하며, 실물로 교환할 때 부가세 10%가 발생됩니다. 실물로 교환하지 않으면 부가세 발생 없이 보다 효율적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또한 KRX를 통한 금 매매는 증권사 HTS를 통해 1g씩 매매가 가능해 실물로 투자하는 것보다 작은 금액으로 꾸준히 금을 모아가기가 용이합니다.

    “성공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성공을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오래가는 부자는 천천히 만들어집니다. 천천히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실력이 생기고, 그 실력으로 모아놓은 부를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은님처럼 하루하루 성실하게 예산을 세워가는 습관으로 부를 쌓아가신 다면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실력도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실 겁니다.

    김성태 웰스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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