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고민할 땐 사세요
살까 말까 고민할 땐 사...

Interviewee|장인성

  • 연령 46세

  • 근로형태 직장인

  • 연차 13년차 이상

  • 보유한 금융 상품 신용카드,보험,주식,펀드

  • 한 달 생활비 300만 원 이상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 마케팅 팀을 이끄는 장인성은 요즘 영상 촬영용 장비를 사는 데 가장 많은 돈을 쓴다. “최근에는 액션 카메라인 ‘고프로 9’을 사고 싶어서 눈독을 들이고 있어요. 조명도 하나 더 사야 할 것 같고요. 장비가 하나씩 늘더라고요. 처음에는 뭘 사야 할지 모르다가 조금씩 알아가면서 뭐가 부족한지 알게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최근 그는 유튜브 채널 ‘인성아뭐샀니’를 열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비에 일가견이 있는 마케터로서 구독자들에게 지름의 핑계를 만들어주는 유쾌한 영상을 만든다. 그의 집에 도착한 택배 상자를 뜯는 이야기부터 달리기, 커피, 맥주 등 그의 취미 생활을 바탕으로 한 유용한 물건과 팁을 소개한다. 요즘 영상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는 그가 이 채널을 꾸준히 유지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정말로 ‘그냥 재미있어서’이고, 다른 하나는 ‘영상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그 사람이 쓰는 물건 다섯 가지만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하잖아요. 반대로 생각하면 소비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요즘 제 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영상 장비나 영상 소프트웨어 부분이 제일 많아요. 어느 분야에 시간, 돈 등 자원을 투자한다는 건 내가 거기에 관심이 많고 그쪽으로 성장하고 싶어 한다는 방증이죠.” 어떤 물건이 필요하다는 걸 자각하고 같은 종류의 여러 대안을 모색해 고민하는 소비 과정은 한 사람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소비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소비에 대한 장인성의 생각은 최근 그가 쓴 책 <마케터의 일>에 잘 드러난다. 그는 유튜버이기 전에 배민을 브랜딩하고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온 마케터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이다. 한 입만 먹어봐도 어떤 브랜드에서 만든 어떤 치킨인지 알아맞히는 소위 ‘치킨 능력자’를 가려내는 행사다. 최근에는 비대면 시대에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주간배짱이’라는 뉴스레터를 만들어 보내기도 하고 유튜브 채널 ‘배티비’를 통해 재미있는 콘텐츠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한다. 배민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재치 넘치고 키치스러운 느낌의 광고 캠페인, 브랜드 행사는 대부분 장인성의 손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직업으로서의 마케터를 이야기하며 선배 마케터로서 후배 마케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두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콘텐츠를 만드는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할까 말까 할 땐 하고, 살까 말까 할 땐 사세요. 그 돈과 시간만큼의 자산을 남기면 됩니다. 최선을 다해 경험합시다”라는 문장이다. 마케터에게 자산이 되는 경험이란 소비할 때 얻어진다. 소비를 선택하는 경험을 많이 쌓은 마케터일수록 사람들에게 물건을 더 잘 팔 수 있다는 말이다. 아웃렛에서 2만 원이면 살 수 있는 반바지를 룰루레몬에서 10만 원 주고 사보는 경험을 해봐야 소비 취향이 쌓인다고 그는 말한다. “같은 기능이면 무조건 가장 싼 것만 선택하는 사람은 취향이란 게 생기기 어려워요. 같은 기능의 싼 걸 놔두고 더 비싼 걸 사는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최저가’가 아닌 다른 물건은 (마케터로서) 팔기 어렵겠죠.”

어떤 물건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장인성에게는 좋은 영감의 재료인 것이다. 또 하나의 경험담으로 그는 미술관에서 그림을 마주하는 것과 아트 페어에서 작품을 마주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 말했다. “미술관에서 피카소나 고흐의 작품을 보면 ‘저건 무슨 의미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아트 페어에 가면 그림 앞에 40만 원, 100만 원, 이런 가격이 적혀 있잖아요. 그땐 내가 저 그림을 이해했는지 스스로 묻기보단 ‘저 그림은 내가 갖고 싶은가?’, ‘우리 집에 걸어놓으면 어울릴까?’처럼 완전히 다른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같은 물건도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점이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가장 싼 것만 선택하는 사람은 취향이란 게 생기기 어려워요.”

장인성이 좋아하는 브랜드는 애플과 나이키다. 마케터로서 그는 ‘잘하는’ 브랜드를 보면서 브랜딩하는 법을 많이 배우는데, 이 둘 모두 지켜야 할 게 무엇이고 바꿔야 할 게 무엇인지 잘 아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애플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루고 싶은 것을 도와주는 물건을 만들어요.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만드는 게 아니죠. 끊임없이 소통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고 기록하고 싶도록 만드는 제품이에요. 애플이 먼저 제안하는 규격 같은 게 있잖아요. 예를 들면 기존 USB 포트와 달리 위아래 구분 없이 꽂을 수 있는 포트처럼요. 사용자의 편의를 배려할 뿐만 아니라 새롭게 제안하는 애플의 방식이 좋아요.”

나이키와의 인연은 좀 더 특별하다. 그는 12년 전 나이키와 애플이 컬래버레이션해 내놓은 러닝 앱을 마케터로서 직접 경험할 목적으로 구입해 러닝을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땀 나고 활동적인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지만 한 번, 두 번 하다 보니 어느새 달리기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된 것이다. 이후 그는 등산부터 캠핑, 서핑까지 몸을 써서 즐기는 활동적인 사람으로 변했다. “물론 저 스스로 운동을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나이키가 만들어준 서비스 환경 덕분에 러닝을 즐기게 됐다고 생각해요. 그 후로 러닝용품만큼은 나이키를 고집하고 있어요. 해마다 봄이 되면 신상품이 나오거든요. 그때마다 제일 잘 맞는, 마음에 드는 신발을 사고 거기에 어울리는 옷도 맞춰서 사요.”

주식, 비트코인 등 금융에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돈을 벌 목적은 아니었지만 나이키 주식을 한 주 샀어요. ‘한 주를 가지고 있다’와 ‘한 주도 없다’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요. 한 주를 사더라도 일단 계좌를 개설해야 하고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죠. 내가 살 수 있는 매돗값, 매숫값 등을 이해하고 있어야 겨우 한 주를 살 수 있거든요. 그 회사가 처한 상황과 산업 전망,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눈을 갖기 위해 공부도 해야 하죠. 이런 일련의 과정이 제겐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은퇴를 말하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일을 안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다들 그러잖아요. 나이가 들어서 일을 못 하기 전에 돈을 모아놓아야 한다고요. 체력이 약해질 수는 있어도 능력은 더 많아질 텐데 왜 돈을 못 번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저는 20대보다 30대, 40대에 자산이 더 많았고 하다못해 투자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굳이 은퇴의 기준을 생각해보자면 출퇴근을 하는지 여부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출퇴근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에 관한 일을 하고 있지만 은퇴 이후에는 출퇴근을 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죠. 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메시지를 던지는 일을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유튜브를 하면서 어떤 금전적 리워드가 없다고 해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오늘도 그는 말끔한 슈트 차림으로 유튜브 영상에 등장해 흰 장갑을 끼고 택배 박스를 정성스럽게 풀어 헤친다. 그것을 왜 주문했는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얘기하는 목소리에는 ‘신났다’가 저절로 묻어난다. 어느 순간 마케터 장인성과 생활인 장인성의 자아가 혼연일체하는 모습에 구독자로서 그 물건을 당장 사고 싶은 욕구가 치미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도 장인성은 살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그 물건을 사야만 하는 합리적이고 멋진 핑계를 만들어줄 것이다.

장인성의 금융 고민
  • "경험자산으로서의 투자를 해보고 싶다면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경험하는 게 좋을까요?"

  • 인터뷰 내용을 보니 나이키 주식을 한 주 사셨다고 했는데, 나이키 주식을 매수한 이유가 너무나 멋지고 공감됩니다. 장인성님의 얘기처럼 한 주라도 갖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아주 큰 차이입니다. 경험자산으로 투자를 해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펀드를 우선적으로 권해드리겠습니다. 펀드는 대표적인 간접투자 상품으로써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돈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어디로 가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펀드 투자를 마음먹으셨다면, 관심 있는 펀드의 ‘자산운용보고서’를 꼭 살펴보시기를 권해드리는데요. 펀드 투자에 대한 감을 잡는 데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우선 ‘인사말 및 운용개요’를 보면 이 펀드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고,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펀드매니저의 향후 계획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해당 펀드가 보유한 종목을 직접 확인할 수도 있으며, 업종별 투자비중도 확인 가능하죠. 관심 종목이 있는 경우 직접 매수를 하는 것도 적극 추천드립니다.

    물론 실제 투자에서는 다양한 펀드를 비교 분석해야 합니다. 하나의 펀드만을 보게 되면 정보의 부재로 편향된 투자 시각을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죠. 펀드는 꼭 주식에 국한되지 않고 부동산 펀드도 있고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습니다. 즉,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한 번 고민했던 흔적을 간접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지침서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장인성님처럼 센스가 탁월하신 분은 펀드의 자산운용보고서를 조금 읽어 보시면 돈의 흐름을 금방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주훈 라이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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